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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13

지금 다시 보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김태우, 고현정) 홍상수 감독의 2009년 작품 《잘 알지도 못하면서》는 삶과 인간관계를 통찰하는 특유의 아이러니와 유머로, 처음 볼 때보다 두세 번 볼수록 더욱 진가가 드러나는 영화입니다. 김태우와 고현정이 현실과 허위, 자의식과 허영 사이를 오가는 인물로 등장하며, 관객은 ‘자신을 잘 안다고 믿는 사람’이 얼마나 모순적인지를 마주하게 됩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드라마가 아니라, 인간 내면의 민낯을 슬며시 비추는 현실풍 풍자극입니다.1. 김태우의 자의식 과잉 캐릭터: 진짜 ‘잘 알지도 못하는’ 남자김태우는 이 영화에서 영화감독 ‘구경남’ 역을 맡습니다. 그는 지방 영화제에서 강연을 하며, 자신을 예술가이자 지성인으로 여기지만, 실제 그의 행동은 모순과 허세로 가득합니다. 사람들 앞에서는 점잖고 현학적인 태도를 유지하지만.. 2025. 8. 2.
지금 다시 보는 봄날은 간다 (유지태, 이영애) 2001년 개봉한 허진호 감독의 《봄날은 간다》는 한국 멜로영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유지태와 이영애가 주연을 맡아, 사랑의 시작과 끝, 감정의 흐름과 균열을 담백하면서도 섬세하게 그려낸 이 영화는 개봉 당시보다 시간이 흐른 지금, 더욱 깊은 울림을 줍니다. "라면 먹고 갈래요?"라는 유행어의 원조이자, 진짜 ‘사랑’이 무엇인지 묻는 작품. 지금 이 순간, 다시 꺼내볼 만한 사랑 영화의 대표작입니다.1. 유지태의 순수함과 무너짐: 사랑의 일방성극 중 유지태는 음향 엔지니어 '상우' 역을 맡습니다. 상우는 조용하고 진중한 청년으로, 강릉에서 라디오 다큐멘터리 작업 중 만난 은수(이영애)에게 마음을 빼앗깁니다. 그의 사랑은 매우 순수하고,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것’처럼 느껴지지만, 바로 그 점이 .. 2025. 8. 2.
지금 다시 보는 플란다스의 개 (이성재, 배두나) 《플란다스의 개》(2000)는 봉준호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당시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 작품성과 개성으로 재조명되고 있는 명작입니다. 이성재와 배두나가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단순한 개 실종 사건을 유쾌하고 블랙코미디적 시선으로 풀어내며, 한국 사회의 이면을 교묘하게 비틀고 풍자합니다. 봉준호 감독의 세계관의 씨앗이 고스란히 담긴 이 작품은 지금 다시 보면 더욱 흥미롭고 날카롭게 느껴지는 문제작이자 수작입니다.1. 이성재의 소시민 캐릭터: 무기력한 일상과 숨겨진 욕망극 중 이성재는 대학 시간강사로 일하며, 정규직 자리를 얻기 위해 애쓰는 '윤주' 역을 맡았습니다. 그는 아내의 눈치를 보고, 돈에 쪼들리고, 애매한 사회적 위치에 놓인 평범한 인물입니다. 하지만 이런 평범함 속에.. 2025. 8. 1.
지금 다시 보는 명왕성 (이다윗, 성준) 2012년 개봉한 영화 《명왕성》은 학벌과 성적이 인생의 전부처럼 여겨지는 사회에서, 과연 청소년들은 어떤 심리적 환경에 놓여 있는지를 묻는 강렬한 사회 드라마입니다. 신수원 감독의 날카로운 연출, 이다윗과 성준의 충격적인 연기가 결합된 이 작품은 상업적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지금 다시 보면 그 사회비판적 메시지와 구조적 긴장감은 놀라울 만큼 선명하게 살아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명왕성》이 왜 지금 다시 봐야 할 명작인지, 그 안에 숨은 문제의식과 배우들의 열연, 그리고 연출적 성취를 중심으로 되짚어봅니다.1. 성적지상주의에 대한 날선 경고: 이야기의 뼈대《명왕성》은 과학고등학교라는 폐쇄적 공간을 배경으로 펼쳐집니다. 극 중 상위 1%만을 위한 '스페셜 클래스'라는 비공식 그룹이 존재하고, 그 .. 2025. 8. 1.
지금 다시 보는 박하사탕 (설경구, 문소리) 2000년 개봉한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은 한국 영화사에서 가장 깊은 울림을 남긴 명작 중 하나로 평가받습니다. 설경구의 인생 연기, 문소리의 담백한 존재감, 그리고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서사 구조는 이 작품을 단순한 멜로드라마를 넘어선 한국 현대사의 심리적 아카이브로 만들었습니다. 지금 다시 보는 《박하사탕》은 단순히 ‘한 남자의 이야기’가 아니라, 한국 사회와 개인의 상처를 되돌아보게 하는 조용한 절규입니다.1. 설경구의 인생연기: 인간의 붕괴를 거꾸로 훑다《박하사탕》의 가장 큰 특징은 시간을 거꾸로 흐르게 한 이야기 구조입니다. 영화는 주인공 ‘영호’(설경구)가 철길 위에서 "나 돌아갈래!"라고 외치며 죽음을 택하는 장면에서 시작하고, 이후 그의 삶을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 과정에서 관객은.. 2025. 8. 1.
지금 다시 보는 멋진 하루 (하정우, 전도연) 2008년 개봉한 《멋진 하루》는 이윤기 감독이 연출하고 전도연, 하정우가 주연을 맡은 감성 로드무비입니다. 이별한 연인 사이에 남은 350만 원의 빚, 단 하루라는 시간, 그리고 서울이라는 배경 속에서 벌어지는 현실적이면서도 따뜻한 이야기. 격한 갈등이나 드라마틱한 사건 없이도 사랑, 미련, 삶의 아이러니를 촘촘히 그려낸 이 작품은, 시간이 흐른 지금 더욱 깊은 울림을 남기는 명작입니다.1. 전도연의 섬세한 감정선: '희수'라는 인물의 현실과 내면전도연은 《멋진 하루》에서 이별 후 1년 만에 전 남자친구를 찾아 나서는 ‘희수’ 역을 맡아, 복잡한 감정의 흐름을 눈빛과 말투 하나로 표현합니다. 그녀는 아직 상대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지만, 동시에 자존심과 분노, 그리고 자기연민 속에서 흔들리는 인물입니다.. 2025. 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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